지난 겨울 이에프이(대표 임용빈) 본사 강당에서 이색 전시회가 열렸다. 벽면 한 가득 유아복이 예쁘게 걸려 있음에도 관람객의 표정이 심상치 않았다. 걸려 있던 유아복을 슬쩍 떼어가는 사람도 있다.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일까?
지난 90년 창립부터 줄곧 ‘고객만족, 고품질의 제품 생산’을 경영철학으로 고집하는 유아복 회사 이에프이의 고객만족실 이병혜 이사 주최로 불량 제품 전시회가 열린 것이다. 납품업체 대표와 본사 직원들이 한자리에 모여 품질개선 및 불량률 제로를 목표로 자리를 마련했다. 이날 전시회는 전 업체의 불량사례를 모두 한자리에 보여줘 실수를 줄이고, 품질력을 강화하며, 상호 업무 효율을 높이기 위해 진행됐다.
수축 및 견뢰도 체크 등 기본적인 사항부터 예상치 못한 ‘황당 불량건’ 등 1년간 불량제품에 관한 다양한 사례를 모아 발표했다. 이 자리에서 이이사은 “아기들은 피부가 민감하기 때문에 특별히 더 주의해야 한다. 아기가 불편할 수 있는 손목 시보리, 허리 고무줄, 자수 껄끄러움, 원단 신축성, 머리둘레·지퍼·스냅 불량 등은 더욱 신경을 써야 한다”고 밝혔다.
“개인적인 욕심으로는 불량률 제로가 꿈이지만 공정 과정에서 불량이 발생하지 않을 수는 없다고 본다. 올해는 0.2%인 불량률을 차츰 줄여 0.1%대로 가져가는 것이 목표다”고 말했다. 이이사는 이에프이가 설립된 90년 품질관리과에 입사해 18년째 이에프이 유아복의 품질을 책임지고 있는 베테랑이다. 국내에서 유아복 부문 최다 브랜드 보유 기업인 이에프이의 모든 제품은 이이사의 손을 거쳐야만 출고가 된다.
또한 지난 2006년부터는 고객상담실의 지휘까지 맡아 고객과의 커뮤니케이션을 총괄하고 있다. 생산 전에는 불량률을 최소한으로 줄이고, 판매 후에 발생한 고객 클레임까지 직접 관장하고 있다. 그녀가 이 역할을 맡게 되자 고객과 회사의 커뮤니케이션은 원활해지고, 불만율도 대폭 줄어들었다. 특히 상품 불량이나 고객 불편 상황이 발생하면 고객의 집으로 찾아가 직접 확인하고 불편한 마음을 풀어주기까지 한다. 그리고 똑같은 피해를 보지 않도록 홈페이지에 공지한다.
이이사는 “지난해 처음으로 시도한 불량제품 전시회는 앞으로 연 2회 정기적으로 실시할 계획이다. 이에프이 모든 제품이 불량률 제로에 이르기까지 끊임없이 노력할 예정”이라며 90년부터 18년간 변하지 않는 회사 경영철학인 품질력을 지켜갈 각오를 다졌다.
이에프이 불량제품 전시회는?
‘불량제품 전시회’는 이에프이가 창립한 90년 이래 변하지 않는 경영 방침인 불량률 제로 캠페인의 하나로 마련됐다. 「해피랜드」 등 6개 브랜드와 관련된 총 30개 업체 50여 관계자와 본사 생산부서 20명이 참가했다. 연간 발생한 불량제품을 한자리에 모은 이번 행사에는 경미한 사고로 경고 조치한 경우부터 회수 리콜 조치 또는 뜻하지 않은 황당 불량으로 거래 정지된 경우까지 시즌별·사례별·브랜드별로 소개됐다. 또한 제품 검사 방법을 주제로 강의가 이어졌고, 협력업체 중 불량률 0%인 해피상사와 인해상사에 품질우수상을 수여했다.
